논어일지(4)

문우보인 | 2014.09.29 01:29 | 조회 949

 

 

논어모임(4) 9. 23. 화.

 

 

1. 공자 이전의 문화와 문화영웅

 

1) 공자는 평생 주周나라의 예악문화를 존숭했고, 성왕을 도와 주의 기초를 놓은 주공周公을 동경했다. 주공 외에 {논어}에는 요순우탕문무에 대한 언급이 보인다. 이들은 고대중국의 성왕聖王들로 평가된다. 공자는 당대 현실 정치에 관심이 깊었고, 세상의 구원에 자신을 헌신하고자 했다. 그러나 공자는 여러 위정자를 만나면서,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겪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다면 이러한 현실에서 그를 지탱시켜준 힘은 무엇일까?

 

2) 사람은 늘 보이는 것에 의해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보이지 않는 것이 사람을 움직이는 강력한 힘이 되기도 하다. 바로 요순우탕문무주공과 같은 고대 중국의 문화영웅들이 공자를 무너지지 않도록 이끌어준 힘으로 작용했다. 예컨대 공자는 하늘이 자신에게 덕德을 부여했다고 했다. 이들 문화영웅 역시 그러한 덕을 부여받았고, 하늘의 명命과 떨어질 수 없는 존재들이었다. 공자는 이들과 자신 사이에 어떤 근원적인 친연성, 동질성을 간직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폭력이 아닌 문文과 덕치德治의 힘을 신뢰했던 공자에게 이들 문화영웅은 춘추말의 난경을 헤쳐나가게 하는 보이지 않는, 그러나 분명히 그의 마음 속에 존재하는 구심력이었다.

 

 

2. 사람[人]의 발견

 

1) 공자는 사람이 길을 넓히지 길이 사람을 넓히는 것이 아니다라고 하면서 인간의 주체적 힘을 강조했다. 이들 고대중국의 문화영웅은 신神이 아니라 사람이다. 그것은 세상을 초월한 신이 세상을 다스리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세상을 다스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그 사람은 자연인으로서 사람이 아니라 성인,성왕의 이미지로서 존재한다. 그러나 그들은 공자에게 단순히 이미지로만 새겨진 것이 아니라 실재하는 성인,성왕으로 현실에서 회상되고 칭송, 재생되었다.

 

2) 공자는 하늘에 대한 외경을 품고 있었으나 현실에서 세상을 개혁할 수 있는 존재는 사람이라는 신념을 버리지 않았다. 왜일까? 다름 아닌 성왕들의 세계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공자는 사람살이의 고통, 공동체의 붕괴와 동요를 경험하면서, 그 원인을 물으며 회복에 힘을 다하고자 했다. 공자는 젋은 날부터 모국 노나라의 현실을 통해 '정치'라는 현실에 눈을 뜨고, 세상의 구원을 꿈꾸었다. 이는 동아시아 인문주의의 시작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것은 현실에서 좌절했지만, 폭력과 무력이 아닌 문화와 인간다움, 비폭력, 평화를 추구했던 공자의 열망이었다. 인문학, 인문주의는 넓게보면 이 세상을 사람이 살만한 곳으로 만들어가는 노력으로서 정치와 깊이 관계되어 있다.

 

* 일지- 추후 계속 보완 예정.

 

*이후 모임 계획 {논어}를 모임마다 2편씩 읽어와 함께 토론.

- 박유리교수의 {논어상해}(문사철), 중국학자 리링 지음, 김갑수 옮김, {집잃은 개}1,2(글항아리)에서 매 모임 두 편씩 읽고 토론. 작업에 필요한 소재, 주제, 캐릭터의 특징 등을 이야기한다. 박유리교수의 논어는 요시카와 고지로, 양백준과 같은 탁월한 중국학의 선구의 업적을 반영하였고, 본문의 문법에 자세한 설명을 더하고 있다. 특히 위 두 학자의 견해를 종합하면서 다양한 해석을 실어놓아 작업에 도움을 줄 것이다. 베이징대 리링 교수의 책은 고고학,고문자학,고문헌학에  

정통한 학자의 산물로 논어를 역사적 맥락에서 정확히 이해하는 데에 유용하다. 그는 공자를 춘추말을 치열하게 살다간 지식인으로 본다. 그는 후대에 의해 만들어진 '죽어있는 공자'가 아니라 춘추말의 '살아있는 공자'를 사랑한다면서 자신의 {논어}의 본문을 당대 맥락에서 고증,해석하고자 했다. 부록으로 공자와 논어를 알기 위한 필수자료들이 실려 있어 구체적인 작업진행에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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