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천, 살아 있으면서 지옥과 대면했던 사내

문우보인 | 2014.03.12 23:17 | 조회 818

 

죽는다는 것이 어려운 일이 아니다. 죽음에 처하는 것이 어렵다. 非死者難也, 處死者難.

 

...더구나 사마천은 살아 있으면서 지옥과 대면하였던 절망인이다. 되풀이하여 말하지만 사마천은 한 번 죽었던 사내다. 죽어서 신과 무릎을 맞대었고 오직 {사기}를 쓰기 위해서만 수치를 참고 살아남은 절망인이었다. 그 절망인이 역사를 쓰고 인간을 쓰는 일에 매달린 것이다...사마천은 죽음인가, 삶인가, 그 선택의 기로에 서서 생각하였다... 형刑이 집행된 뒤에 사마천은 '잠실蠶室'이라 불리는 어둑어둑하고 뜨뜻한 방에 넣어졌다. 사타구니의 부식을 막기 위해서였다. 실제로 부형을 받고보니, 그것은 죽음보다도 더한 고통을 수반하였다. 환관으로 몸을 떨구면 언젠가 감옥을 나올 수 있다고 하여도, 살아서 수치를 입을 것은 필연적이었다. 그렇거늘 사마천은 왜 살아남으려고 하였는가. 그것은 자신의 죽음이 무의미하다는 이유말고도 더 적극적인 이유가 있었다.

 

                       -하야시다 신노스케 지음, 심경호 옮김, {인간 사마천} (서울: 강, 1997)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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