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탁오, 스러짐에 대한 애상[傷逝]
스러짐에 대한 애상 [傷逝]
이 탁오
삶에 죽음이 필연으로 뒤따름은 낮이 지나면 밤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이다.
죽으면 다시 살아날 수 없는 것도 시간이 흘러가면 되돌리지 못함과 매한가지이고,
살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지만 그 누구도 원하는 만큼 오랫동안 살 수는 없다.
죽음이 서럽지 않은 사람은 없으련만, 그렇다 해서 시간을 붙들어매 흘러가지 못하게
할 수도 없는 노릇이구나. 기왕에 오랜 세월 살 수가 없다면 삶에 욕심부릴 필요가
없어진다. 또 흐르는 시간을 잡아둘 수 없다면 스러진다 해서 슬퍼할 일도 아닌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다만 죽음이 꼭 슬픈 일만은 아니라고 말하련다.
오직 삶만이 서러울 따름이니까. 스러지는 것을 애도하지 말고 바라건대 삶을 슬퍼하라!
* 이지, 김혜경 옮김, {분서}(한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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