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과 수면부족- 피터 와이브로 {American Mania: When more is not enough}

문우보인 | 2014.03.06 08:39 | 조회 859

 

지난 달, 혜화역 근처 알라딘 중고책방에서 피터 와이브로 박사의 {American Mania:When more is not enough}를 구했다. 본문중 현대 미국인의 수면 부족을 다룬 장이 흥미롭게 다가와 먼저 읽었다. 

 

저자는 어느 날 비행기 안에서 바깥으로 비치는 불야성을 이룬 대도시를 바라보며 새삼 모두 잠을 안 자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그는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고대 농경사회의 자연 리듬에 따랐던 사람의 몸과 뇌가 산업사회에서 어떻게 바뀌었을까?

 

8시간 수면을 채우지 못한 채 혹사되는 뇌와 몸. 권태와 무기력으로 빠져들어가는 현대 미국인. 그러나 미국인만 그럴까? 이 책은 풍요의 무덤으로서 미국인의 정신 상황을 분석하는 데에 그치지 않는다.

 

무한 경쟁을 통해 쉼없이 달려가는 미국인. 경제적 성공. 아마도 이 책은 책을 집어든 사람의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결론을 보여줄 듯하다. 목차를 보면 짐작된다. 그러나 저자는 구체적인 근거를 하나하나 제시한다.(좋은 책의 공통점은 주장을 뒷받침할 타당한 근거를 설득력있게 보여주는 데에 있다)

 

...대다수 사람들에게 전통적인 8시간 수면(백년전의 농경사회에서는 일반적이었던 수면시간)은 권태, 알람시계, 주말이 휴식을 줄 거라는 '절망적인 희망'으로 대체되었다.(139) ...우리가 친밀감과 가족, 친구가 필요한 것처럼, 수면을 필요로 하는 것은 오래전부터 내려온 생물학적 정언명령이다. (140)

 

책을 잠시 접고, 저자의 연구와 관련된 기사를 찾아본다. 

 

피터 박사는 우리가 인터넷을 계속하면 뇌가 자극을 받아 도파민이 생성되어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찾게 된다고  한다. 그러다보면 뇌는 쉼을 얻지 못한다. 피터 박사 자신도 주말에는 이메일도 한번만  확인하고, 집안 일도 하지 않고 그냥 쉰다고 한다. 그는 말한다. 현대인들이 강박증과 짜증이 생겨날 수 밖에 없는 것은 인터넷이 우리의 뇌를 쉬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라고. 인터넷사용시간을 조금만 줄여도 삶이 건강해진다는 말이 과언이나 허언만은 아니다. (그러나 수면부족은 개인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자본주의경제시스템이라는 구조의 문제를 건드리지 않을 수 없다.) 전자기기에 중독된 현대인이 새겨들어야 하지 않을까. 문득, 종교학자 M. 엘리아데의 {성과 속}(한길사/학민사) 2장 '성스러운 시간과 신화'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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